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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머리스타일이 진부하게 느껴져 마음에 들지 않던 차에
목요일에 대전으로 저자 만나러 갈 일이 있기도 하고 해서 거금 들여 머리를 했다. 저자 만난다고 정장 빼입고 엘레강스한 머리에 완전 메이컵까지 다하고 KTX 타고 대전으로 고고 저자와 대화는 거의 팀장님이 독대하다시피하고 나는 노호혼마냥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입은 다물고 있는데 갑자기 저자가 나에게 전공이 모냐고 물으신다. 2초 생각했다가 심리학이라 했떠니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 어떻게 읽었냐고 물어보신다. 머릿속이 새햐얘진다. 혀가 굳는다. 큰일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안광이 번뜩이는 눈으로 나를 주시하고 있다. 팀장님도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 할 말이 없었다. 급히 질문을 무마하기 위한 횡설수설을 하지만 절대로 저자가 기대한 대답이 아니란 걸 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조르륵 흘러내리는 게 느껴진다. 집에 와서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왔다. 주먹으로 침대를 열 번은 내리쳤다. 무뇌아 편집자라고 생각했겠지. 저 편집자는 책도 안 읽나 라고 간파했겠지. 원래 나는 저자를 어려워하지만 이번만큼 기선 제압당한 적은 없었다. 사소하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완전히 망했다. 그렇게 화려하고 엘레강쓰한 머리스탈과 메이컵만 아니었어도 덜 민망했을 텐데... <금발이 너무해>찍는 것도 아니고 너무 치장하고 가서 알맹이 없는 빈깡통 소리만 내고 왓으니.. 팀장님이 다행히 이후에 그에 대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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